정체성

신문은 호흡이 짧습니다. 오늘의 사건을 오늘 안에 써내야 합니다. 문장공방은 다릅니다. 호흡이 긴 글을, 무척 느리게, 투닥투닥 짓는 곳입니다.

여기서 짓는다는 건 잘 쓰는 일과는 다릅니다.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그 치열한 과정 자체를 통과하면서 —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몸의 감각을 익히는 일. 사회를 살아가는 감각을 배우는 일.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일.

때로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때로는 다가올 시간을 미리 가늠하고 대비하면서. 문장공방은 작은 윤리와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삶의 방향을 믿고 걸어가려는 자리입니다. 그 믿음을 우리는 0.1도의 윤리라고 부릅니다 —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매일 아주 조금씩 기울어지는 마음의 각도.

빠르게 쳐내야 하는 글이 있다면, 느리게 짓는 글도 있어야 합니다. 문장공방은 후자를 택한 곳입니다.